시작공간일부의 청년문화예술 모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인천에 다녀온 땡땡콜렉티브가 구글 문서에 모였습니다. 땡땡은 인천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것을 감각했을까요? 문자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공유한 감상의 일부를 함께 보려고 합니다!

강리: 나는 《유랑하는 도시의 산책자》(트라이보울, 2021)를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인천을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부터 인천은 늘 '인천다움'에 관하여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었어. 우리가 함께 보았던 《외연과 심연》(인천아트플랫폼, 2023)도 비슷한 문제의식이 있는 전시였잖아? 서울이 가깝다 보니 생기는 현상처럼 보였는데, 인천을 알아갈수록 그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인천과 인천아트플랫폼을 떠올리면, 더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 떠오르는 것 같아.

아현: 내가 사는 곳에서 인천으로 가는 방법이 많지 않았어. 그래서 나는 수인분당선을 타러 가서 지하철로 거의 2시간 30분 동안 인천으로 향했지. 이 시간이 길어서인지 나는 ‘인천’ 하면 지하철에서 본 풍경이 가장 먼저 떠올라. 그리고 인천아트플랫폼에 가는 길에서 본 하늘!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나올 법한 풍경이었어. 나는 이번에 인천아트플랫폼에 처음 갔었는데, 다양한 공간을 구역으로 나눈 게 신기했어. 그곳만 다른 공간이랑 분위기가 확실히 달랐던 것 같아. 인천아트플랫폼에서 평소 흥미로운 전시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가 방문하러 갈 때는 전시를 많이 하지 않아서 그런지 좀 아쉬웠어… 

인천아트플랫폼으로 가는 길에 본 하늘과 인천아트플랫폼에서 본 하늘 (제공: 이아현)

훙 추니, 《The Butterfly Wind Cut Effects》 전경. (제공: 최수연)

수연: 나도 훙 추니 작가의 전시가 좋았어. 쭉 한국에 살아온 우리는 우기와는 또 다르게 장마철이라는 현상에 신체적·정서적으로 익숙해 있으니까. 그리고 사운드와 더불어 시각적으로 알루미늄 포일을 이용한 것도 인상적이었어. 포일에 일부러 바람을 쏘아서 가벼운 재질의 포일이 계속 일그러지고 움직이면서 비 내릴 때의 타닥타닥하는 소리를 재현했는데, 아주 감각적이라고 느꼈어.

현지: 맞아, 다양한 소리에 계속 귀를 기울이게 되더라. 인천 아트플랫폼의 풍경이 기억에 남아. 푸른 하늘과 쨍쨍한 날씨. 각 건물에서 진행된 전시를 보면서 "이곳에 사람이 북적인다면 어떤 모습일까?", "어떤 것을 하면 사람들이 여기도 많이 올까?"하는 생각이 들었었거든. 

수연: 날씨 이야기를 하니까 생각이 났는데,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순간은 가는 길이야. 평소에 지하철보다 버스를 선호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창밖을 보는 게 소소한 행복이거든. 인천아트플랫폼으로 가는 길에는 지하철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서 오랜 시간 답답한 터널 속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막막했는데, 서울 외곽쯤부터 지상으로 다니기 시작하는 거야. 덕분에 장시간 이동인데도 환기되는 기분이었어. 인천으로의 여정에서 전시 감상이 2차라면, 1차는 풍경 감상인 거지.

전시 《외연과 심연》의 전시 전경 (제공: 서헤다)

헤다: 음.. ‘가을’ 같은 곳? 제각각인 것들이 한 공간에 있는 것 같아 보였어. 여름까지는 다 같이 푸르던 나무들이 가을이 되면 색이 다 달라지잖아. 인천역에 가면 차이나타운도, 그 옆에 일본식 주택도, 그리고 그 옆에는 또 인천 아트플랫폼도 있어서 한 동네에 개성이 다른 여러 가지가 공존하는 것 같았어. 아니면 인천은 이것저것 다 들어있는 짬뽕 같다고 해도 되겠다.

수연: 헤다의 말에 동의하면서, 나는 글로벌이라는 단어로 요약하고 싶어. 인천은 개항의 역사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수많은 외국인이 관문처럼 드나드는 곳이잖아. 그리고 특히 인천아트플랫폼 주변은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한 타운이 형성되어 있기도 하고. 내가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던 전시 《The Butterfly Wind Cut Effects》도 인천아트플랫폼의 대만 국제 교류 교환 작가의 전시였다는 점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

현지: 호호, 개인적으로는 나의 흥미를 끄는 무언가를 인천에 가야만 볼 수 있다면 갈 것 같아. 그리고 우리가 인천에서 모일 일이 있다면, 인천으로 향하겠지?!

헤다: 재미난 전시가 있다면 다시 가보고 싶어! 우리가 갔던 때에는 닫혀 있던 공간들도 많아서 제대로 인천 아트플랫폼을 보고 오지 못한 기분이 들어 아쉬웠거든.

아현: 당연히 또 가야지! 인천아트플랫폼 말고 인천의 다른 문화예술 공간에서도 흥미로운 전시와 행사를 열고 있는데, 시간이 되면 같이 또 가고 싶어. 그리고 아직 인천을 다 돌아보지 못했으니까 언젠가 송도에 있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도 가고 싶은 마음이야.

강리: 인천문화재단에서 예술인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작한 문화예술특화거리 ‘점점점’ 덕분에 재밌는 공간들이 많이 생긴 걸로 알고 있어!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같이 가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