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성북 N 작가공모의 과정을 공유합니다! 👀 땡땡 콜렉티브 인터뷰 👀 《땡땡레터》를 잠시 빌리는 성북 N 작가공모 리뷰어 김맑음입니다. 지난 9월 저는 온라인 줌 미팅으로 강리, 아현, 수연, 현지를 만나, 그간 활동에 대해서 궁금했던 점들을 물어볼 수 있었답니다. 레터 구독자인 제가 물어본 질문들은 다분히 구독자 여러분들의 질문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이 넌지시 가지고 있던 땡땡 콜렉티브에 대한 호기심이 이 인터뷰를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Q. 올해 3월부터 등장하는 땡땡 콜렉티브의 시작과 네 분이 모이게 된 계기를 안 들어볼 수가 없을 것 같아요. 👾 강리: 저희는 2020년 12월에 공부 모임으로 시작했어요. 글이 어느 정도 쌓이자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메일링 서비스를 현지가 제안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메일링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모임으로서 성격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정한 이름이 ‘땡땡 콜렉티브’입니다. 저희가 빈칸을 가리킬 때 흔히 ‘땡땡’이라고 많이 하잖아요. ‘땡땡’으로 비워진 어떤 언어 습관 속에 가려진 것들을 조금 살펴보자라는 의미입니다. Q. 지금까지의 메일링을 살펴보았을 때 흥미로운 컨셉이 많았어요. 그래서 다음은 어떤 색깔일까 궁금해서 다음편으로 가보기도 했었어요. 이러한 컨셉은 어떠한 과정으로 정해지는지 궁금합니다. 👻 현지: 어떤 주제를 선정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이 주제를 어떻게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컨셉을 잡아가요. 컨셉을 잡을 때, 일단 떠오르는 아이디어와 요즘 유행하는 형식 등등 던지면서 그 중에 하나를 캐치해요. 👾 강리: 맞아요, 제일 최근에 보냈던 편지글을 이야기 해보자면, 우리가 누군가에게 풀어서 설명한다 했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게 편지글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수연: 그리고 작품분석론으로 한 호를 채웠다면, 다음 호는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 없으면서, 새로운 시도로 채우려고 해요. 그렇게 주제를 열어두고 고민하다 보니까 다양한 것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다양한 시도로 봐주셨으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Q. 성북 N 작가공모에서 이번에 황아일 작가님 작업에 대해서 각자 비평글을 작성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강리님은 「패치워크 순야타」, 아현님은 「진솔한 마음을 구축하기」, 현지님은 「벗겨내고, 마주하기」, 수연님은 「지금 바로 여기에 있음」을 작성하셨잖아요. 각자 어떠한 관점으로 진행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강리: 저는 황아일 작가님 작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비어 있음이라는 부분과 중심 없음이라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 두 가지를 불교의 순야타라는 개념과 프랑스 철학에서 패치워크라는 개념을 빌려와서 풀어내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이 비어있음과 중심없음을 통해서 탈근대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 아현: 저는 황아일 작가님의 〈검은 숲〉에 대한 글을 썼는데, 이 작품의 특성과 작품이 관람객과 조우했을 때 상황을 분석했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검은 숲은 뭔가 도플갱어를 만났을 때처럼 약간 미묘하고 신기한 분위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요. 작가님과의 대화에서 작가님은 작품에서 작가가 최대한 안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는 이런 모습에서 관람객이 유리판 앞에 섰을 때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라고 해석해보았습니다. 👻 현지: 저도 〈검은 숲〉에 대한 비평글을 작성했는데요. 황아일 작가님 작품이 떼어지거나 접히는, 일종의 해체 과정을 통해서, 다양성과 변화가 일어난다는 특징을 갖고 있어요. 여기에 유리판과 라텍스 페인트 관계를 오버랩 해보았죠. 떼어진 라텍스 페인트의 부정성을 통해서 사회 속의 개인의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병철의 『아름다움의 구원』을 주로 참고했습니다. 🌻 수연: 저는 황아일 작가님의 〈85개의 회화 조각〉을 다루는 글을 썼어요. 작가가 내려놓은 작품을 감상자가 다시 들어올리거나, 만지기 위해 접촉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동시에 감상자가 작가와도, 그리고 또 다른 감상자와도 관계를 맺는 현상에 주목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불교의 시간관과 연기설을 통해 서술하였습니다. Q. 전시 기간 중에도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인데요, 어떠한 프로그램인지 소개해주세요. 🌿 아현: 저희는 개인 연구로 네오 라이팅 클럽을 진행해요. 글쓰기를 통한 미술 감상을 주제로 하는 워크샵입니다.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시민 다섯 분을 공동 연구자로 초대해서, 고유한 시선과 해석으로 다양한 미술 작품에 접근해보고자 합니다. 총 2회차 중에, 1회차에는 전시를 감상하고, 2회차에는 독자적인 감상을 완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계획입니다. 저희는 이 네오 라이팅 클럽을 일종의 미술 비평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으로 봤어요. 그래서 만약, 미술 비평의 독자 공동체를 활성화 할 수 있다면 비슷한 프로젝트들도 하고 싶습니다. Q. (강리에게) 사회적으로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게 느껴졌어요. 이러한 주제에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 강리: 제가 이러한 질문을 받으면 항상 ‘내가 세월호 세대라서 그래’라는 생각을 해요. 그때 경험이 저에겐 많이 충격적이었죠. '나한테는 너무 평화로운 일상이 계속 지속되고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재난 상황이 닥쳐 있을 수도 있다'는 공포가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연결감이 끊어진 느낌을 받았던거죠. 그래서 이 연결감을 조금 회복하고자 소수자 의제에 많이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Q. (아현에게)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글에서 영상 작업에 대한 평소의 관심이 엿보였어요. 최근에 본 영상 작업 중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여쭤봅니다. 🌿 아현: 예전에는 사실 영화에, 특히나 왕가위 감독에 많은 관심이 있었어서, 영화학과에 가려고 했어요. 저는 제가 땡땡레터에서도 언급했던 정여름 작가님의 영상 작업의 인상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아요. 〈그라이아이: 주둔하는 신〉과 〈긴 복도〉 작업이었죠. 최근 WESS에서 봤던 장보윤 작가님의 〈Black Veil 1〉과 〈Black Veil 2〉도 인상적이었어요. 공통적으로 개인의 역사를 서술하지만, 거기에서 국가나 정보의 역사가 또 나타나고, 혹은 일상적인 리듬을 표현하고 있지만 거기에서 의심·위협·공포가 있는 것이 특징인 것 같아요. Q. (현지에게) 전시 관람 전후의 경험을 함께 나누는 부분이 마치 타인의 일기를 읽는 느낌이었어요. 이번에 시즌2를 시작하기 전 근황에서도 책을 추천하기도 해서, 평소에 어떠한 책을 읽으시는지 궁금합니다. Q. (수연에게) "미술의 엘리티시즘을 끌어내리다"라는 슬로건의 《미-끌》 잡지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술 글쓰기에 대한 수연씨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네요. 🌻 수연: 저는 경상남도 김해에서 서울로 왔는데, 그곳은 아무래도 서울보다는 문화예술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지 않아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어떤 문화생활을 하냐고 물으면 영화만 떠올리고는 해요. 가끔 전시를 보러 가도, 미술이론이나 어려운 개념으로 채워진 글이 낯설고 어렵다고 해요. 저도 그 점에 공감해요. 그런 생각이 미술에 대한 글이 좀 더 쉬우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했어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거나 미술 용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 전시 텍스트를 읽고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네’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이 말은 미술 용어를 하나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아니라, 조금은 설명적으로 서술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고, 그들을 독자로 생각해보려는 것이죠. 물론, 저도 이런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미술 제도권 안에서 미술 이론과 기획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이다 보니 지금은 계속 줄타기하면서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요즈음 여러분들의 관심사는 어떻게 되나요? 👾 강리: 저는 최근에 인권주간이라는 학내 행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교차성에 대한 사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아현: 저는 환경에 관심이 있는데요, 제가 비건이기도 하지만, 지구를 어떻게 우리가 잘 지켜나갈 수 있는지, 그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현지: 저는 앞에 스포일러를 해버렸지만 ‘갓생살기’입니다. 🌻 수연: 저는 미술 글쓰기에 관한 생각이 조금 더 발전을 해서 이제 미술관 교육에 관심이 생겼어요. Q. 이 프로젝트가 함께 지원하여 진행하는 첫 프로젝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성북 N 작가공모 《구름 그림자》를 진행하면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다들 어떤 감정이 드시나요? 🌻 수연: '성북 N 작가공모'는 작가와 리뷰어가 매칭이 되어서 전시 끝까지 함께 하잖아요. 그래서 서로 영향을 주면서 영감을 주기도 하고, 또 새로운 레퍼런스를 접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가 팀이다 보니까 네 개의 글을 쓰게 되었다는 점도 좋았던 것 같아요. 👾 강리: 저는 미술 잡지에 기자로 취직하는 게 꿈 중에 하나예요. 힘든 길을 굳이 가는 게 제 성격인데요. (웃음) 사실 저는 미술을 공부하면서 제 인생의 산재에 있는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데 어떤 열쇠가 된다라는 생각했고, 이걸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미술 글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네오 라이팅 클럽도 제가 봉사활동 하는 청소년 기관에서 청소년들과 한 번 해볼까 했던 것을 공동 프로젝트로 발전시킨 것이에요. 그래서 이것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동시에 만족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 아현: 사실 저는 저희가 하는 프로그램을 되게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조금 되었어요. 하지만 이미 다 준비가 되었으니 저희가 프로젝트를 잘 하는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웃음) 👻 현지: 저는 처음이 가지는 의미가 되게 컸던 것 같아요. 땡땡 콜렉티브로서도 첫 프로젝트고, 제가 대학생이 되어서 하는 첫 프로젝트기도 해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시작을 했었어요. (웃음) 하지만 동시에 부족한 면도 마주해야했죠. 그렇지만, 리뷰어님, 작가님, 성북예술창작터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고, 교육프로그램의 활동지를 제작하는 등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한층 성장한 시간이 되었다고 느꼈어요. Q. 올해 시민청에서 다이음으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으로도 알고 있습니다. 혹시 어떠한 것으로 진행하는지 소개 해주실 수 있는가요? 👾 강리: 사실 코로나 때문에 프로젝트를 많이 축소를 하게 되었어요. 워크숍을 한 차례 하고, 그 다음에 신진 작가 연구를 진행해서 이분들을 소개하는 걸 메일링 서비스로 보낼 예정인데요. 가능하다면 오프라인 무가지까지 제작하려 합니다. 워크숍에서는 비평 콜렉티브로 활동하고 계신 분을 초청해서 저희가 콜렉티브를 어떻게 앞으로 운영을 하면 좋을 것인지, 그리고 함께 미술 글쓰기를 해나갈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일지 이야기를 조금 나눠보려고 해요. Q. 개인적으로 땡땡콜렉티브 소개글에 있는 ‘여성미술비평동인’이라는 단어가 기억 속에 많이 남습니다. 글을 쓰시는 많은 분들이 현재 미술계에 있지만, ‘여성’이라는 수식어와 ‘비평동인’이 함께 있다보니 응원하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깁니다. 땡땡콜렉티브는 어떤 꿈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 수연: 1차적으로는 함께 미술비평 연습을 할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네오 라이팅 클럽〉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 감상을 나누고 글쓰기까지 나아간 것처럼, 이런 기회가 미술계 종사자에게만 주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우리 팀에게도, 그리고 각자에게도 의미있는 활동이 되었으면 하는 게 이상적인 꿈이에요. 개인뿐만 아니라 팀 차원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계속하면 '오랫동안 지속되는 콜렉티브'라는 꿈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강리: 제가 조금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이제 개인에게도 좋은 공동체이고 공동체로서도 성장하기 위해서는 저희 안에서의 어떤 '돌봄'에 대한 생각들이 있어야 된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안전망이 될 수 있는 그런 공동체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 맑음 인터뷰가 끝나고 알았습니다. 호기심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저의 말을 취소해야겠다는 것을요. 비록 저 역시도 콜렉티브를 경험하면서 희노애락을 목격 했었지만, 차분하지만 강단 있는 대답들에서 ‘땡땡 콜렉티브’가 긴 호흡으로 무궁무진한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명의 구독자로서 강리, 아현, 수연, 현지로 구성된 ‘땡땡 콜렉티브’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하기보다는, 그들에게 저의 호기심을 더하면서 앞으로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려 합니다. 소개 땡땡 콜렉티브는 미술과 미술을 둘러싼 텍스트를 다루는 동인이다. 땡땡 콜렉티브는 미술을 향한 관심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우연히 결성되었다. 그리고 기존 평단의 시선에서 다소 ‘자격 없는’ 글쓰기를 지속하며, 미술 비평 독자의 자생적 클러스터를 조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메일링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여, 소통을 기반으로 한 열린 공동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미술이 다양한 위치에서 발생한 언어로 번역되어야 한다는 땡땡 콜렉티브의 신념을 대표한다. 모임의 이름이 빈 칸을 가리켜 ‘땡땡’이라고 부르는 언어습관에서 출발한 것처럼, ‘땡땡’으로 비워진 자리를 함께 채워나가며 미술계를 탐색하고자 한다. 오늘, 땡땡레터 어땠나요? |
『땡땡레터』는 동시대 미술 현장을 소개하고 미술과 일상을 연결하는 메일링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