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부터 5월 20일에 저는 프랑스 파리에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여행의 한 조각을 꺼내 보려고 해요. 그럼 오르세 미술관 관람기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우연히 만난 북극곰
글. 현지
이번 프랑스 파리 여행을 계획하며, 여러 명작이 있는 오르세 미술관에는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저는 고흐의 그림을 보고 싶었어요. 수업에서 봤던 다른 유명한 작품들의 아우라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르세 미술관에 가서 보니, 굿즈들에 꼭 북극곰이 있는 거예요. 저는 왜 이 곰이 꼭 있는 거지? 뭘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게 그렇게 유명한 작품인가?
일단,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 전시를 관람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이면 빌려서 듣는 편이에요. 그냥 보는 것보단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면 더 흥미롭게 느껴지니까요.
프랑수아 퐁퐁(François Pompon), 〈흰곰(Ours Blanc)(White Bear)〉, 1928년 ~ 1929년, 조각, 랑스 돌(sculpture (technique), pierre de Lens), 251×90×163cm, 오르세 미술관. (사진촬영: 조현지)
프랑수아 퐁퐁의 〈흰곰(Ours Blanc)(White Bear)〉(이하 흰곰)은 ‘어, 이게 그 곰이네?!’ 하면서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실, 미술관에 입장한 지 2시간 정도 지나 조금 지친 상태로 배회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어요. 그리고 오디오 가이드 번호를 확인하고 바로 눌렀죠. 저는 이 작품이 너무 궁금했습니다. 첫인상은 ‘단순하지만 깔끔하다. 최소한의 선과 면으로 구성되었지만 생생함이 느껴진다. 볼수록 곰이 살아 움직일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랑스의 조각가 프랑수아 퐁퐁은 동물을 주제로 한 조각작품이 많은데요, 로댕의 조수로 15년 이상 일하며 단순하지만 견고한, 독특한 작품 세계를 확립했습니다. 그는 파리 식물원 안에 있는 동물원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종종 간이 작업대를 갖고 가서 동물을 관찰하며 간단한 찰흙 모형을 만들고 이 모형을 토대로 조각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퐁퐁은 특히 북극곰을 좋아해서 1923년부터 1933년까지, 10여 년에 걸쳐 동물원의 북극곰을 관찰하고 북극곰과 교감하며 움직이는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조각의 윤곽을 다듬고 매만지면서 불필요한 세부 묘사를 덜어내 갔죠. 꼭 필요한 요소만 남겨서 부드럽지만 힘찬 흰곰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살롱 도톤느(Salon d’Automne)에서 선보이면서 예술적인 기량을 인정받았습니다.
저는 단순하지만 필요한 모든 요소가 있는 곰의 형태에 반했습니다. 정말 곧 움직일 것만 같은 역동성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10년 동안 북극곰을 관찰하고 교감하며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것에 한 번 더 반했습니다. 퐁퐁은 어떤 마음으로 10여 년에 걸쳐 이 작품을 다듬었을까요? 약 10년 전의 제 모습과 지금의 제 모습은 분명히 달라졌지만, ‘앞으로 내가 10년간 무얼 한다면 어떤 것이 좋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직 고민이 깊지만, 차차 생각해가면 되겠죠?
오르세 미술관 굿즈
(사진 촬영: 조현지)
오르세 미술관에서 나가는 길에, 저는 그 굿즈를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인상 깊게 봤는데, 곁에 두고싶더라고요. 지금은 제 가방에 달려있습니다. 그럼 다음 땡땡 레터에서 만나요!
*살롱 도톤트(Salon d’Automne): 1903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진보적인 성향의 파리 가을 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