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간지점의 김기정 작가를 만나보세요! 『땡땡레터』 시즌 4는 땡땡 콜렉티브가 ‘중간지점’과 협력 기획한 전시 《Surface Tension》에서 시작합니다. 지난 8개월 동안 두 공동체는 다양한 형태로 만나 대화를 나누고, 그 대화를 바탕으로 전시를 만들어갔습니다. 지난 레터에 이어, 오늘은 땡땡 콜렉티브의 강리와 중간지점의 김기정 작가의 만남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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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시간에서 조금은 빗겨간 오전 10시 9분, 스마일 페이스가 붙은 현관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자,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지난 8개월 동안 함께 대화를 나누던 작가 김기정이었다.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어딘가 달라보였다. 새삼스럽게 자기소개부터 나누어야 할 것만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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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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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따뜻하고 포근한 순간과 공간을 따뜻한 질감을 가진 한지에 푸른색을 써서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작가로서 김기정을 소개합니다. 중간지점에서는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협업을 통해 미술계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살피는 사람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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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8〉과 〈대화 #9〉 앞의 김기정 작가
(이미지 제공: 김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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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의 작가일 때, 그리고 중간지점의 운영자이자 기획자로서 함께 할 때가 서로 다를 것 같아요. 어떤 점이 같고, 또 다르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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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역할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요. 중간지점에서 공간 관리를 맡고 있는데, 이 역할이 작가로서 가지고 가는 주제와 연결되기도 해요. 혼자서는 지금처럼 많은 작가를 만나지 못했을텐데, 공간을 운영하면서 많이 만나 뵙고 작업 과정을 살펴보면서 많은 영향을 받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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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지점의 한 사람으로서 즐거움을 느낄 때가 많아요. 기획전을 구상하며 나누었던 많은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을 때 뿌듯함을 크게 느껴요. 그리고 공간을 운영하며 다른 작가와 함께 발전하는 느낌을 받았을 때도 정말 좋았어요. 혼자일 때는 현실적으로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엄청 큰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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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지점 이전과 이후를 떠올렸을 때, 제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중간지점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그리고 중간지점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나’라는 사람을 잘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혼자라면 하지 못했을 경험이 쌓여서 더욱 촘촘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기도 했고요. 점점 명확해지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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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rface Tension》에서 선보일 〈대화 #8〉과 〈대화 #9〉는 어떤 작업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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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공동체 안의 대화에 관하여 작업하고 있었어요. 시작은 가족의 식사 자리였던 것 같아요. 저희 가족은 식사하면서 대화를 많이 나눠요. 어머니는 손짓도 많이 하고, 누군가에게 무얼 나눠주기도 하면서 항상 나와있어요. 저는 말을 듣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에 잠겨서 듣지 않을 때가 많고요. 그 상황을 위에서 바라봤을 때를 상상하고, 즉흥적인 선과 원으로 표현했어요. 이번에는 중간지점과 땡땡 콜렉티브가 8개월 동안 나누었던 대화, 그리고 중간지점 안에서 추억과 기억을 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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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대화 #6〉, 순지에 분채로 채색, 모델링 페이스트, 콘테, 2021.
(우) 〈대화 #7〉, 순지에 분채로 채색, 콘테, 2021.
(이미지 제공: 김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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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에는 어떤 작업을 보여주실 예정이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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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을 함께 사용하는 김옥정 작가와 함께 《Behind You 100%》(아트랩반, 2022. 10. 14. ~ 11. 5.)를 준비하고 있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너를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전시에요.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서로를 응원하는 힘을 표현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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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작가의 작업실 (이미지 제공: 김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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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도 함께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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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영원히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양하게 변화할 수도 있겠죠. 관계를 이어나간다는 의미에서 생각해보자면, 존중과 배려가 중요한 것 같아요. 너무 뻔한 대답이지만요. 서로를 존중하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이 종종 오해를 풀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해요. 그럼 이해로 넘어갈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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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힘을 빼는 기술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힘이 같을 수 없잖아요. 어떻게 업무를 분배해도 각자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쏠릴 수밖에 없고, 누군가는 더 많은 것을 감수해야 해요. 이런 상황 속에서 모든 힘을 다 쏟아버리면 진이 다 빠져서 다음에 쓸 힘이 없어지지 않을까요? 힘을 비축해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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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태도와 관련된 내적인 것을 이야기했다면, 외적으로는 공간과 목표가 구심점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중간지점은 공간이 중심점이 되어서 전시를 보여준다는 하나의 목적을 공유하고 있잖아요? 이것이 함께할 수 있는 동력인 것 같아요. 그 가운데에서 조금 더 몸을 움직여서 다른 구성원에게 도움이 될만한 구석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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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오랜 속담이 있다. 지금의 청년 세대는 이 속담의 쉼표 앞쪽에 집중하는 듯하다. “함께”라는 단어를 배우기는 했지만, 그 가치와 무게를 알지는 못한다. 오히려 공정한 경쟁을 통한 각자도생을 중요하게 여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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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 그 중간에서 발생하는 관계를 세밀히 관찰하고 표현하는 작가 김기정은 다르다. 회색을 만들 때에도 셋 이상의 색을 섞어 만든다는 작가의 버릇처럼, 그는 “함께”의 가능성을 믿으며 중간적 상태에 머물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중간지점과 함께 멀리 나아갈 작가 김기정을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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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포근한 감각, 안정감을 주는 익숙한 것들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회화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를 투영한 색으로서 푸른 계열의 색채와 한지의 가볍고 따뜻한 특성을 이용해 이를 뜯거나 문지르는 등의 변형을 통해 다양한 질감 등이 만들어 내는 시각 외의 감각에 집중하며 작업을 해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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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face Tension》
일시 2022. 9. 17. ~ 10. 9.
시간 오후 1~7시 (월요일 휴무)
장소 중간지점 하나 (서울시 중구 을지로14길 15 장양빌딩 703호)
참여 땡땡콜렉티브(김강리, 이아현, 조현지, 최수연) × 중간지점(김기정, 김옥정, 박소현, 이은지)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시각예술 창작산실 공간지원
디자인 스튜디오 미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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