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의 전시를 살펴봅니다! 지난 10월 20일, 강리와 수연은 《2023 안녕, 한남》의 간담회를 진행하기 위해 한남동을 찾았습니다. 그간 아쉬LAB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을 초대해서 한남동과 아쉬LAB에 가진 감정을 가다듬고, 우리가 이곳을 어떻게 기억할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에 이번 레터에서는 간담회의 추진 배경과 기획 의도를 밝힘으로써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했던 것이 무엇인지 공유하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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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역과 한남역 사이 구역에는 ‘뉴타운 급매물’, ‘급매물 다량 확보’, ‘재개발 소액투자 전문’ 같은 글귀가 넘친다. 부동산 옆 편의점, 다시 부동산 그리고 통닭집, 또 부동산, 그 사이로는 좁은 골목이 뻗어 있다. 어느 골목으로 가든 낡고 허름한 집을 만난다. 급매물, 소액투자는 이 집들의 미래를 두고 하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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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은 한남뉴타운으로 개발될, 구역 이름 앞에 숫자가 붙은 한남·보광동 땅 가운데 가장 넓다. ‘역대 최대 재개발’, 구태여 더 강조하고 싶은 이들은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이라고 한다. 그런데 화려한 수식과 상관없이, 어쩌면 그 수식 탓에 오늘의 풍경은 허름하다. 벽에는 균열이 예사고, 유리는 깨지고, 문은 녹슬었다. 한남뉴타운 중에서도 한남3구역이 시작되는 이 지점, 미래에 관한 이야기는 무성한데 현재에는 무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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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뉴타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게 2003년부터니, 이런 채로 20년 가까이 지났다. 임대료가 저렴한 탓에 한 집 건너 한 집에 예술가의 작업실이 생겼고, 이곳을 스쳐 지나간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십 년째 이곳에 정을 붙이고 사는 예술가도 있다. 그리고 아쉬LAB은 그런 예술가들을 그러모으고,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이주와 철거를 기다리며 매년 《안녕, 한남》을 개최해왔다. 이윽고 2023년 10월부터 한남3구역 이주가 실질적으로 시작되면서 《2023 안녕, 한남》은 마지막 ‘안녕, 한남’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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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2023 안녕, 한남》은 전시와 더불어 간담회를 개최하여 한남제3구역과 관련한 사적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1부에서는 1:1 대화를 통해 자신의 기억 속 대상을 말로 묘사함으로써 대상을 ‘나’로부터 떼어놓고, 상실을 마주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공간을 조성한다. 여기에서 슬픔을 느낄 시간도, 아픔을 토로할 공간도 없었던 이들과 함께 충분히 슬퍼하고 아파하며 사라져가는 ‘나’의 일부를 되돌아본다. 이로써 우리는 상실을 억지로 껴안은 이들을 불러와, 상실을 기꺼이 맞이하기 위한 조건을 검토하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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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내어 함께 울던 우리는 2부의 라운드테이블을 경험하며 ‘나’를 떠나간 (혹은 떠나갈) 그/것을 향한 감정이 이루고 있는 복잡한 지층을 파헤쳐본다. 우리의 임무는 켜켜이 쌓인 미움을 걷어내고 반짝임을 발굴하는 것이다. 증오와 원망이 뒤덮고 있던 기쁨과 환희가 공기를 만나 호흡할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가 사랑을 되풀이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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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3 안녕, 한남
작가 김남훈, 김미옥, 김시은, 김주암, 김현희, 박새로미, 심희정, 양세진, 이수지, 조세진, 지영, 최우, 최인호, 홍성용, 황아일, Dion Bierdrager, Sakubo
장소 아쉬LAB high (서울 용산구 한남동 756-7)
기간 2023. 10. 6. ~ 10. 28. (수-일 13:00 ~ 18:00)
기획 및 운영 오은교, 땡땡콜렉티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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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10월 4주차
발행인: 땡땡콜렉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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