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본 전시 이야기, 읽어보시겠어요? 8호 주제는 최근 땡땡 콜렉티브가 인상 깊게 본 전시 리뷰입니다. 두 번째로, 원앤제이갤러리의 박경률작가 개인전 《환상 한 조각》에 대해 현지가 리뷰를 썼습니다. 하단에 전시 정보를 적어 두었으니, 함께 전시를 감상하며 가을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 파랑과 함께 글. 현지 ‘파랑’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시원함, 우울, 차가움, 식욕억제, 소설 천개의 파랑, 내가 좋아하는 색, 기억력 향상, 코발트 블루, 인디고 블루, 바다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파랑을 마주하면 있으면, 그것이 어떤 파란색인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나는 보통 그저 응시하며 파랑을 온전히 느끼는 것을 즐긴다. 전시 《환상 한 조각》은 파랑의 향연이자 축제였다. 《 환상 한 조각 》 전시 전경, 원앤제이 갤러리, 2021. (이미지 출처: 원앤제이갤러리 보도자료) 원앤제이갤러리에 들어서면 150호 크기의 거대한 청색회화 15점을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회화는 ‘환상’이라고 말하며 파란색 물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관람자로 하여금 어떤 몰입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거친 붓의 덜 익숙함을 받아들이고 물감을 조색하지 않고 화면에 바로 쌓아 올려 얼룩처럼 스미는 효과를 유도했다. 일련의 행위와 물성의 효과가 구축해낸 회화의 표면에는 환영적인 공간과 실제적인 공간이 교차하며 환상으로서의 인식과 사유를 매개하게 된다. 환상 한 스푼을 머금고 파랑의 축제를 거닐던 중 나의 몸을 사로잡은 작품이 있었다. 〈그림98(청색)〉으로 천선란 작가의 <천개의 파랑> 속 구절이 절로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나는 세상을 처음 마주했을 때 천 개의 단어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천 개의 단어로 다 표현하지 못할, 천개의 단어보다 더 무겁고 커다란 몇 사람의 이름을 알았다. 더 많은 단어를 알았더라면 나는 마지막 순간 그들을 무엇으로 표현했을까. 그리움, 따뜻함, 서글픔 정도를 적절히 섞은 단어가 세상에 있던가.” 박경률, 〈그림98(청색)〉, 2021. 황마에 오일, 182 x 227 cm. © Baik Art and ONE AND J. Gallery (이미지 출처: 원앤제이갤러리 보도자료) 내가 알고 있는 단어로 나의 이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까? 중앙의 미소는 그저 신나게 느껴지지만,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오는 듯하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내 마음상태가 기쁨과 슬픔을 가로지르고 있었을 수도) 파랑을 배경으로 한데 어우러진 색은 스푸마토기법(대기원근법), 헬렌 프랑켄탈러의 얼룩기법이 직접적인 레퍼런스가 되어 시각적 공간감을 준다. 또한 캔버스에 스민 각기 다른 파랑은 계속해서 나를 부르며 그저 환상 세계로 나를 이끌었다. 파랑이 일렁이는 세계로 인도하는 박경률의 파란색에 풍덩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1. 안소연 (미술비평가), 「조각적 회화의 조건: 손으로 머리를 지탱하여, 시선에서 환상으로」, 《환상 한 조각》(2021, 원앤제이갤러리) 전시 서문. 박경률 개인전 《환상 한 조각》 📌 기간: 2021.11.11. (목) - 12.11.(토) 📌 장소: 원앤제이 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31-14) 📌 참여작가: 박경률 📌 관람안내: 매주 화요일 - 일요일 11:00-18:0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 관람료: 무료 저는 파란색을 좋아합니다. 다채로운 파란색을 만날 수 있어 행복했던 시간을 담아보았습니다. 다음은 어떤 전시에 대한 글이 올까요? 오늘, 땡땡레터 어땠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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