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시 이야기, 읽어보시겠어요? 🏂 오늘의 전시 🏂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또다시 불안감과 혐오가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입장이 곧 맞다고 우기는 아집과 이기심이 반대편의 입장을 듣고 볼 수 있는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번 전시 리뷰에서는 사회와 다수가 쉬이 말하지 않는 주제에 관해 말해볼까합니다. 씨알콜렉티브에서 열린 무니페리의 두 번째 개인전 《빈랑시스檳榔西施》를 감상하며 이면의 세계의 문을 두드려 보시길 바랍니다. 부정(indefinite)되고 남은 육체 글. 아현 자신을 억압하는 것들로부터 회피하기 위해 예상치 못한 사건이 닥쳐 현실을 ‘리셋’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특히 의도되지 않은 사건으로 현실을 감당하기 힘들어질 때가 있다. 무니페리 작가는 《빈랑시스》에서 ‘빈랑시스’가 된 여성들과 빈랑시스를 바라보는 시선을 중심으로 오염에 연루된 존재를 풀어낸다. 그리고 그들이 사라진 경위를 ‘포털’로 이동하는 것에 비유한다. 〈빈랑시스 챕터 1과 2〉, 3채널 영상_4k, 8mm/16mm, VHS, 스테레오 사운드, 26:30, 2021 총 3개의 챕터로 구성된 〈빈랑시스 챕터 1과 2〉(3채널 영상_4k, 8mm/16mm, VHS, 스테레오 사운드, 26:30, 2021)는 왜 특정 집단을 향해 ‘더럽다’고 하는지, ‘더러움’은 씻어 없앨 수 있는지 등을 빈랑 산업에 종사한 사람들에게 묻는다. 아찔하고 구슬픈 판소리극으로 시작된 ‘빈랑시스 챕터 1’은 빈랑시스의 관점에서 풀어낸 그들의 이야기에서 빈랑 산업에 종사하는 농부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들 모두 생계를 위해 일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빈랑시스를 향한 시선에서 엇갈린다. 정부에 의해 ‘빈랑시스=오염된 존재’로 각인되면서 빈랑시스를 비롯해 빈랑을 재배하는 농부들에게도 곱지 않은 평가가 매겨졌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원치 않은 삶의 방향과 목적에 갇히게 될 뿐이다. 빈랑시스에 엮인 보수적이고 부정적인 인식을 전환하려는 ‘Uki’와 ‘Luu Qoo’의 처지가 쉬이 바뀌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빈랑시스 포스터〉, 1189x841mm, 2021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차원으로 넘어간다. ‘빈랑시스 챕터 2’의 끝자락에 등장하는 ‘Uki’와 ‘Luu Qoo’는 사이버틱한 차림새로 자신감이 넘치는 대사를 뱉으며, 심란한 마음을 대면하는 슬픈 미소는 지어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새로운 얼굴을 한 그들은 좀 전의 그들과 같은 사람인가? 작가는 이에 답하는 대신, 포털로 이동하는 애니메이션의 장면을 삽입한다. 그리고 〈빈랑시스 포스터〉(1189x841mm, 2021)과 함께 한쪽에 배치된 〈점프〉(단채널 영상, 16:00, 2021)를 통해 그들이 포털로 넘어가 새로운 삶을 살고 있음을 암시한다. 〈빈랑시스 챕터 3 스케치〉, 단채널 영상_HD, 스테레오 사운드, 25:00, 2021 포털로 넘어간 이들의 운명은 바뀔 수 있을까? 누가 이들을 이토록 불안정하고 불행하게 만들었는가? 포털로 넘어가지 않고 잔존한 사람들의 운명은 바뀔 수 있을까? 전시는 오염된 존재로 알려진 자들의 오명을 밝힐 뿐, 간단하게 답하지 않는다. 〈빈랑시스 챕터 3 스케치〉(단채널 영상_HD, 스테레오 사운드, 25:00, 2021)에서 패치워크된 서사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빈랑시스가 진짜 오염된 존재인지, 사회에서 지워진 존재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답한다. 당신들은 그저 도움을 받지 못해 검은 구덩이로 빠져버렸을 뿐이라고. 그러고서는 포털로 넘어간 당신이 행복하길 만을 바라며 막을 내린다. ![]() 《빈랑시스檳榔西施》 📌 기간: 2021.12.9.(목) - 2022.01.08.(토) 📌 장소: 씨알콜렉티브(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20, 일심빌딩 2층) 📌 작가: 무니페리 🌿 아현 전시를 감상하는 내내 스토리에 사로잡혀 재미있게 보다가, 전시장을 나오니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전시가 말하는 내용은 결코 재미있지도, 쉽지도, 제 의견과 일치하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매매를 업으로 삼는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질타가 성매매를 하는 남성들에게 향하는 혐오보다 크다는 것을 깨닫고 제 생각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작업에서 등장한 농부와 다름없었으니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제 리뷰와 전시를 보고 바뀌셨나요? 여러분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길 바라며 8호를 마무리합니다. 💥 『땡땡레터』 연말결산 💥 안녕하세요, 땡땡레터 구독자 여러분! 땡땡 콜렉티브입니다. 👀 3월에 창간호로 시작한 땡땡레터가 어느덧 8호를 맞이하였습니다. 12월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기 전, 저희도 연말결산을 해보려 합니다. 연말결산 내용은 9호에 실릴 예정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땡땡 콜렉티브 수연입니다. 구독자 여러분께 제가 준비 중인 프로젝트 《무엇으로 만들어졌나요?: Art is made of XX》를 잠시 소개해드리려 해요. 코로나 이후 미술계에서 흥행하는 온라인 전시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기획을 탐구하는 전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현재 기획 실현 단계로써 텀블벅 후원을 진행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무엇으로 만들어졌나요?: Art is made of XX》 📌 주제: 미술의 재료 탐구, 작품의 생애 고찰 📌 일시: 2021년 12월 19일 (일) ~ 2021년 12월 25일 (토) (총 7일) 📌 장소: ‘큐레이터의 사생활’ 인스타그램 스토리&하이라이트 📌 참여 작가: 김원진, 박현주 (총 2명) 📌 기획: 콜렉티브 하이라이터 (진혁, 정현, 수연) 오늘, 땡땡레터 어땠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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