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고, 작은 × 우리는 모두 중력을 견뎌》를 살펴보세요! 지난 땡땡레터에서는 황아일, 김남훈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시 《작고, 작은 × 우리는 모두 중력을 견뎌》에 출품한 작품과 작품 세계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주에는 아현이 아쉬LAB high에서 한참 동안 전시를 감상하며 느낀 감정과 감상을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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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말하는 사람의 책임감에 관한 교훈이지만, 재미있는 은유이기도 하다. 형태가 없는 ‘말’에 구체적으로 움직임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무언가에 편승해 이동하는 말. 동물 ‘말’을 가리키기도 하는 동시에 실체가 없는 ‘말’을 지시하는 동음이의를 이용한 속담. 이 재미있는 은유이자 만남은 또 다른 실험과 조우한다. 김남훈과 황아일의 2인전 《작고, 작은 × 우리는 모두 중력을 견뎌》는 한남동 재개발 구역의 한 주택에서 열린 전시다. 두 작가는 낡은 공간의 역사와 흔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작품이 낯선 공간과 스며드는 절차와 결과를 공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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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아일, 〈검은 숲Ⅱ〉, 2022, 라텍스 페인트와 다섯 개의 유리판, 각 71×195cm 중 일부. (이미지 제공: 이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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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들어서면 황아일의 작품 〈검은 숲 Ⅱ〉(2022)가 먼저 보인다. 〈검은 숲 Ⅰ〉(2021)에서 검은 유리판 위에 비슷한 색의 라텍스 페인트를 부어 시간성에 따르는 과정을 가시화하였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형태의 과정이 형상된다. 유리판 위에 붓지 않고 전시장 바닥에 붓거나, 라텍스 페인트와 깨진 검은 유리판 조각이 함께 굳어지는 등 작가의 행위를 보다 강조할 수 있도록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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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아일, 〈의심 조각〉, 2022, 투명 컬러 아크릴판, 가변설치 중 일부. (이미지 제공: 이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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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행위와 우연성의 결합은 〈의심 조각〉(2022)에서 두드러지는데, 남은 아크릴판을 조립하여 새로운 형태를 제작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레고를 조립하듯 머리 없는 말에 머리와 기수가 생겨 어딘가로 나아가는 형상이 탄생하였다. 우연성에 기대 중력을 견디는 조각과 조각 간의 무게는 아슬아슬하게 서로를 지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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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안쪽의 〈Maybe that’s nothing special〉(2013~2019)부터 3층 테라스의 〈모스_바다 v2.0〉(2022)까지 이어지는 김남훈의 작품들도 황아일의 작품처럼 우연성을 강조하지만, 그보다 한남동과의 관계에 집중한다. 2층을 채운 〈관측된 오브제들_한남〉(2022)이 그렇다. 색깔별로 분류된 ‘오브제들’은 김남훈이 한남동 일대를 거닐며 주운 쓰레기다. 그는 사람들이 썼거나 바로 버린 쓰레기에 주목한다. 그리고 관련 없는 쓰레기 간의 관계를 형성하여 새로운 형상을 만든다. 가지런히 날짜와 색깔에 따라 분류된 쓰레기는 제각기 각자의 자리를 찾아 새로운 역할을 가지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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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훈, 〈모스_바다 v2.0〉, 2022, LED 전구, 텔레스코픽 마스트, 모스 컨트롤 디바이스, 150×600cm. (이미지 제공: 이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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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훈과 황아일은 《작고, 작은 × 우리는 모두 중력을 견뎌》에서 우연한 만남을 강조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상태를 보고하고, 대화를 걸고, 또 다른 존재에게 마음을 주면서 우연을 가장한 가능성이 확실성으로 변하는 실험을 한다. 예술 장르 내의 경계 혹은 예술과 사회의 경계를 확장하는 실험을 통해 그들의 궤도는 자라난다. 그리고, ‘작고 작은’ 모두는 ‘중력을 견뎌’ 시작과 끝을 남긴다. 하지만 〈모스_바다 v2.0〉의 대화가 인식하지 못 하는 시공간의 존재를 인식하기 위해 다른 이에게 되묻는 것처럼, 전시 또한 다른 시공간에서 영원히 지속되고 있을 것이다. 언제나 끝과 시작은 연결되어 있기에 또 다른 시작은 이미 시작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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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작은 × 우리는 모두 중력을 견뎌》
참여 김남훈, 황아일
글·디자인 땡땡콜렉티브
기간 2022.10.14.~2022.11.13.
관람 시간 오후 1시~오후 6시 (일, 월 휴관)
장소 아쉬LAB high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6가길 2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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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오프닝에 전시장을 방문하여 밤까지 있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를 때마다 작품이 공간과 얽혀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변모하는 광경이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했습니다. 특히 김남훈 작가의 〈모스_바다 v2.0〉를 주변이 어두워진 저녁에 볼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멀리 누군가가 이곳의 불빛과 대화를 듣고 와 주기를 바라게 되었었습니다. 여러분도 시간이 되신다면 방문하시기를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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