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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순간을 함께 했던 너에게
안녕, 요즘은 뭐 하고 지내? 가끔은 네게 용기 내 연락해볼까 하는 생각하면서도, 대부분 움츠러들어서 못 하겠어. 나도 나의 세계를 이루어 살고 있듯, 너도 너의 세계가 있겠지, 그 세계 속에서 잘살고 있겠지. 그곳에 방문하고자 하는 것은 나의 욕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
그러다 우연히 〈두 계절〉을 보고 네 생각이 났어. 이 그림을 보면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람이 침대 위에 앉아 있어. 침대 위에 앉아 과일을 먹으며 무언가를 떠올리는 듯해. 그저 멍하게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를 회상하는 것 같기도 하지.
나는 그림 속의 사람이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너를 떠올렸어. 우리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과 함께 말이야. 별것도 아닌 것에 웃고 떠들며 보냈던 그저 무용하지만은 않았던 그런 시간을 보냈지만 우리는 왜 자연스레 멀어졌을까?
아마 멀리 이사를 하게 되었거나, 수업을 더 이상 함께 듣지 않다던가 포털사이트의 계정을 잃어버려 찾을 수 없게 되었다던가, 사소한 오해가 생겼는데 풀지 못하고 서서히 멀어졌다든가 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 조금은 아쉽기도 해. 그래도 한 번 연락해볼 걸, 메일함 좀 열심히 확인해 볼 걸, 계정 영영 잃어버리지 말걸. 보통 어려서 나눈 메일주소는 011로 시작하는 부모님의 번호로 가입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찾기가 쉽지 않더라.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사는지 모르겠지만, 네가 잘살고 있기를 바라. 너도 가끔 나를 떠올리면서 얘는 요즘 어떻게 사나 궁금해해 주면 더 좋고. 나는, 앞으로는, 놓치고 싶지 않은 인연이 생기면 조금 더 노력해 보려고 해. 얇고 길게 이어갈 수 있도록 쉽게 놓쳐버리고 싶지 않거든. 그럼 잘 지내!
2022년 계절이 바뀌어가는 시간에
현지가
👻 현지
약 한달 동안 친구와 함께 생활해야 했습니다. 친구를 보내고 초록빛의 잎이 노랗게 물들어가며 하나 둘 땅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잠시 추억에 잠겼네요. 구독자님께는 이 작품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궁금합니다.